
길을 걷다 보면 아스팔트 틈 사이로 고개를 내민 잡초들을 볼 때가 있다.
척박하고 메마른 환경, 물 한 방울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그곳에서 당당히 자리를 잡고 있는 이 작은 생명들은 단순히 풀 한 포기가 아니다.
그들은 자연의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하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원래 그 자리는 누구의 것이었을까?
인간이 편리를 위해 아스팔트를 깔며 먼저 차지한 자리일까, 아니면 원래 자연의 터전이었던 곳을 인간이 빼앗은 것일까?
잡초들은 마치 "여기가 내 자리"라고 외치듯 틈바구니를 비집고 올라오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이 모습은 일제강점기 독립군들의 투쟁을 떠올리게 한다.
조국을 되찾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민초들처럼, 잡초들은 자신들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끈질기게 싸우고 있는 듯하다.
독립운동이 고위 관료가 아닌 평범한 민초들에 의해 이루어졌듯, 잡초 같은 존재들이야말로 생명의 진정한 강인함과 저항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잡초는 단순히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도시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토양을 안정화시키고, 곤충과 새들에게 서식지와 먹이를 제공하며, 심지어 오염된 환경에서도 번성하며 생태계 균형을 유지한다.
이런 점에서 잡초는 단순히 '쓸모없는 풀'이 아니라, 도시 속 자연의 일부로서 중요한 존재다.
인간이 만들어낸 열섬 현상이나 오염된 토양에서도 꿋꿋이 자라는 모습은 그들의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현실은 자연에게 점점 더 가혹하다.
도시화와 개발로 인해 자연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자연의 터전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덮여버렸고, 그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은 결국 자연의 몫이 되었다.
다행히 최근에는 지자체와 시민들이 공원을 조성하고 녹지를 확대하며 자연에게 새로운 공간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비록 인위적이지만, 이러한 시도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아스팔트 틈 사이로 자라는 잡초들은 단순한 식물이 아니다.
그들은 생명력의 상징이며, 인간의 흔적 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자연의 저항이다.
이들의 존재는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생명은 어디서든 피어난다."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러한 강인함에 경외를 표하며, 더 나아가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Persistence is fertile."(지속성은 비옥합니다) — 생명력은 어디서든 꽃피운다.
잡초들의 강인함을 보며 우리는 배운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삶은 계속되고, 생명은 스스로 길을 찾아낸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은 우리에게도 희망과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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