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노트

세상이 아름답게 보여요

by 독사가 2025. 4. 26.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중 '소로처럼 보는법' 에서 인용하여 글을 적어 보았습니다. 이성계와 무학대사 일화는  따로 추가하였습니다)

돼지의세상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일화는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또 그 시선이 우리 자신을 어떻게 비추는지에 대해 깊은 통찰을 줍니다.

이성계는 조선의 기틀을 다진 후 마음의 여유가 생기자 무학대사를 불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성계는 무학대사의 얼굴을 보고 “대사의 얼굴은 돼지 같구려”라고 말합니다.

이에 무학대사는 조금도 흔들림 없이 “상감마마의 용안은 부처님 같으십니다”라고 답합니다.

이성계는 속으로 ‘무학은 승려라서 나와 말이 안 통한다.

내가 돼지 같다고 하면 자기도 나를 호랑이나 말, 소 같다고 해야 서로 대화가 오갈 텐데…’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무학대사는 이성계의 마음을 꿰뚫은 듯 이렇게 말합니다.

“상감마마, 돼지 눈에는 세상이 전부 돼지로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세상이 전부 부처로 보이는 것입니다.”

이성계는 이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돼지고, 무학대사는 부처라는 말이 아닌가!’

이 짧은 대화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곧 우리 자신의 내면을 반영한다는 사실을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이 일화는 서양의 철학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통찰과도 놀랍도록 닮아 있습니다.

소로는 “아름다움에 익숙한 사람은 쓰레기장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아내지만, 흠잡기 선수는 낙원에서도 흠을 찾아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행위를 ‘마음 검사’라 불렀습니다.

즉,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속에 있다는 뜻입니다.

자기 자신을 향상시키지 않고는 자신의 시력을, 곧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더 좋게 만들 수 없습니다.

보는 것과 보는 이의 마음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가 무엇을 보는지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무엇을 보는가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합니다.

 

이러한 생각은 고대 인도의 경전인 ‘베다’의 가르침과도 이어집니다.

“당신이 보는 것이 곧 당신 자신이다.”

이 말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곧 우리 존재의 본질임을 일깨워줍니다.

동양의 무학대사, 서양의 소로, 그리고 인도의 베다는 모두 한 가지 진리를 강조합니다.

세상은 있는 그대로 존재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의 마음에 달려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왜 같은 풍경, 같은 사람, 같은 상황을 보고도 서로 다르게 해석할까요?

그 이유는 각자의 마음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쓰레기장에서도 꽃을 발견하고, 누군가는 낙원에서도 흠을 찾아냅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능력은 외부 세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성장과 성찰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기 자신을 갈고닦는 노력이 곧 세상을 더 아름답게, 더 깊이 있게 보는 힘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보는 것과 보는 이의 마음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결국 ‘나 자신’이 곧 내가 보는 세계를 결정합니다.

아름다움은 세상 어딘가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향상시키지 않으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볼 수 없습니다.

부처가 바라보는 세상

이처럼 동서양의 철학자들은 공통적으로 ‘마음의 렌즈’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우리가 무엇을 보는지,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결국 우리 자신의 내면에 달려 있습니다.

아름다움은 보는 이의 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갈고닦음으로써 우리는 쓰레기장에서도 아름다움을, 낙원에서도 흠이 아니라 빛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아름다움은 보는 이의 눈에 있다’는 말을 ‘아름다움은 보는 이의 마음속에 있다’로 바꿔야 할지도 모릅니다.

동서양의 철학자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이 메시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자기 성찰과 마음의 수련이 곧 더 나은 세상을 여는 열쇠임을, 그리고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이 곧 우리 자신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가 무엇을 보는지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무엇을 보는가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한다.

당신이 보는 것이 곧 당신 자신이다.”


이 말처럼, 오늘 하루도 내 마음의 렌즈를 닦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세상이 아름답게 보이지 않나요?

 

 

반응형

'독서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헤겔과 쇼펜하우어의 논쟁  (72) 2025.04.28
세상은 내가 만들어 낸 생각  (69) 2025.04.27
간장게장  (50) 2025.04.25
소크라테스의 질문  (43) 2025.04.23
이불 밖 철학에 대하여  (73) 2025.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