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피로소피 랩/ 조니 톰슨지음/ 최다인 옮김/ 윌북) p.124-125
사회와 인간관계 part. 버크 '예의가 세상을 만든다' 를 읽고 내용정리
🌍 “예의가 세상을 만든다” — 에드먼드 버크가 지금 여기에 있다면
🗣️ 프롤로그: 시대를 초월한 서재에서 (상상 대화 시리즈41)
시간: 현대와 고전이 겹쳐진 어느 서재
장소: 사색의 벽돌 서가, 벽에는 ‘Civility is strength’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인물: 에드먼드 버크(1729~1797), 대니얼 지블랫, 스티븐 레비츠키
버크:
“두 분, 저는 요즘 세상이 무너지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법과 제도가 있으나, 그것을 지탱하던 정신이 무너지는 소리요.”
지블랫:
“맞습니다.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우리가 강조한 것도 그 정신, 곧 ‘규범’이었죠. 민주주의는 제도만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제도의 빈틈을 메우는 것은 사람들 사이의 암묵적 합의, 즉 예의입니다.”
레비츠키:
“버크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법률은 예의 위에 세워져 있다.’ 법을 따르더라도, 예의가 없다면 공동체는 갈라지고 증오로 타오르게 됩니다.”
버크 (고개를 끄덕이며):
“예의는 약자에게 존엄을 보장하고, 강자에게는 절제를 요구합니다. 제도는 외형, 예의는 생명입니다. 제도가 있어도 예의가 죽으면, 자유는 곧 폭정의 먹이가 되지요.”
지블랫:
“예의가 사라지면, 합법적 독재가 시작됩니다.”
레비츠키:
“그리고 시민의 예의가 살아 있을 때, 법을 넘어선 정의가 가능해집니다. 최근 한국의 일도 그러했지요.”
버크:
“그렇다면, 이제 그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어떻게 예의로 위기를 넘겼는가?”
🧭 본론: 예의는 정치의 숨은 헌법이다
에드먼드 버크는 흔히 보수주의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단지 전통을 맹목적으로 고수한 인물이 아닙니다. 그는 급진적 혁명을 경계하면서도, 인간의 ‘자발적 도덕성’, 즉 예의(manners)에 깊은 신뢰를 두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예의는 문명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그것이 사라지면 법과 제도는 종이 위에 적힌 잉크일 뿐이다.”
그가 말한 예의는 식사 예절이나 인사법 같은 겉모습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버크의 예의는 인간과 인간 사이를 이어주는 윤리적 근육입니다.
법은 외부에서 강제하지만, 예의는 내면에서 자발적으로 발현되는 질서이기에 더 강합니다.
🪤 예의 없는 법은 폭정의 도구가 된다
현대 사회는 ‘법대로 하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하지만 버크는 다음과 같이 경고했습니다:
“법만으로는 인간의 열정을 제어할 수 없다. 예의가 없는 권력은 정당성을 잃고, 그 법은 무서운 독이 된다.”
정치권력이 예의를 잃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 권력은 법의 외피를 쓰고 자의적 해석으로 반대파를 탄압하고, 헌법을 변경하며, 공권력을 사유화하게 됩니다.
법이 칼이 될 때, 예의는 그것을 덮는 칼집입니다. 칼집이 없으면, 결국 칼은 모두를 찌르게 되죠.
이 점에서 2018년 지블랫과 레비츠키가 강조한 ‘규범’은 버크의 예의와 일맥상통합니다.
그들이 말한 민주주의의 핵심 규범은 다음 두 가지입니다:
- 정치적 경쟁자에 대한 관용 — 의견이 다른 사람을 적이 아닌 동료 시민으로 대하는 태도
- 제도적 절제 — 권력을 가졌다고 해서 그것을 무제한으로 사용하지 않는 도덕적 자기통제
이것이 바로 보이지 않는 헌법, 즉 정치의 윤활유입니다.
* 한국의 ‘예의혁명’: 눈 속의 키세스와 시민의 윤리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은 ‘계엄’이라는 단어가 뉴스 헤드라인에 오른 날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날 이후, 정권은 권력을 지키기 위해 반대파를 탄압했고, 일부 검찰과 법원은 그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무너지지 않았던 이유는, 시민들의 ‘예의’가 살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 시민들은 장갑차 앞에 섰습니다.
- 칼바람 속에서 ‘키세스 응원단’이라는 이름으로 평화를 지켰습니다.
- 비하도 조롱도 없이, 질서를 지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들은 헌법 제 몇 조를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양심의 목소리, 곧 예의로 움직였습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앉을 수 있도록 자리를 바꾸는 것.”
“몰랐던 사람의 짐을 들어주는 것.”
“마주친 눈빛 하나에도 존중을 담는 것.”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금을 내놓는 것"
이런 것들이 모였을 때, 민주주의는 거대한 법률보다도 강한 뿌리를 갖게 됩니다.
🔧 예의는 민주주의라는 기계를 움직이는 윤활유
법률은 기계의 부속품이라면, 예의는 그것을 부드럽게 작동하게 만드는 윤활유입니다.
예의가 사라지면, 모든 것이 ‘합법적 파괴’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버크는 말합니다:
“문명이 무너질 때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예의이다.”
그리고 그 반대도 참입니다.
문명이 살아날 때, 가장 먼저 깨어나는 것도 예의입니다.
이제 한국은 새로운 대통령 아래에서 상처를 수습하고 있습니다.
그 정치가 회복되려면 제도만이 아니라, 시민 한 명 한 명의 예의가 살아 있어야 합니다.
📌 마무리: 예의는 개인의 책임이고, 민주주의의 희망이다
버크가 남긴 유산은 단지 고전적 보수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다시 ‘공동체의 도덕’을 되살려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그의 사상은 갈등의 시대일수록 더 빛납니다.
“예의는 우리의 가치관을 드러내고, 우리에게 책임을 부여한다.”
오늘 우리는 이런 사회를 꿈꿉니다:
- 법 위에 예의가 있고
- 정의는 제도보다 사람의 양심에서 나오며
- 공동체는 계약이 아닌 신뢰로 운영되는 나라
그것이 바로 에드먼드 버크가 바라본 ‘위대한 문명’의 모습이며,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내일의 대한민국입니다.
💬 핵심요약:
- 예의는 단순한 에티켓이 아닌,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도덕적 기반이다.
- 예의는 법을 감싸고, 권력을 견제하며, 공동체를 지탱한다.
- 2024년 겨울의 한국은 시민의 예의로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 법치와 제도는 윤활유 없는 기계와 같다. 예의는 민주주의의 진짜 엔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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