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소피 랩' 조니 톰슨 지음/ 최다인 옮김/ 윌북
p. 54-55 '하이데거 필멸성'의 부분을 읽고 정리 한 내용입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죽음은 점점 더 우리 일상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병원과 호스피스는 삶과 죽음을 철저히 분리해놓았고, 동화 속 결말은 언제나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납니다. 실제로 시체를 본 경험이 있는 사람도 드물고,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면 “부정타게 그런 이야기 하지 마”라며 대화를 피하곤 합니다. 우리는 죽음을 감추고, 죽음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외면하는 데 익숙해진 셈입니다.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이런 현실을 깊이 고민했습니다. 그는 인간을 ‘필멸적 존재’로 규정하며, 죽음이야말로 인간을 정의하는 가장 본질적인 사실이라고 말합니다. 하이데거에 따르면,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일 뿐 아니라, 우리가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결정하게 만드는 존재의 닻입니다. 죽음을 외면하면, 우리는 매 순간의 선택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고, 책임감 없는 삶을 살게 됩니다. 오직 죽음이 있기에, 우리는 각 선택의 무게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한 번뿐인 삶을 더욱 소중히 여길 수 있습니다.
죽음을 외면하는 삶은 결국 의미와 책임을 잃게 만듭니다.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하면, 순간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진정한 나 자신을 마주할 기회도 놓치게 됩니다. 하이데거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존재하지 않음을 인정하는 것이고, 그럴 때 비로소 우리가 존재하는 순간의 의미를 깊이 체감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황혼이 아름다운 이유는 곧 사라지기 때문이고, 사랑이 애틋한 이유는 언젠가 이별이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흐르는 시간은 우리를 꿈꾸게 하고, 죽음이 있기에 오늘의 선택이 더욱 소중해집니다.
이러한 하이데거의 생각은 다양한 예시와 명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는 “내가 곧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인생에서 큰 결정을 내릴 때 내가 겪어본 가장 중요한 도구였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이치고이치에(一期一会)’라는 말도 ‘평생 단 한 번의 만남’이라는 뜻으로, 지금 이 순간이 다시 오지 않음을 소중히 여기라는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 <코코> 역시 죽음을 기억하고, 죽은 이들을 잊지 않는 것이 곧 삶의 의미를 지키는 일임을 보여줍니다.
결국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일이자,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드는 일입니다. 오늘 당신이 내리는 선택이 마지막일 수 있음을 기억할 때, 우리는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이데거가 강조하듯, 인간이 아름답고 순간을 살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필멸성에 있습니다.
특히 정보화 사회 속에서 미디어에 빠져 영원히 살 것처럼 사는 젊은이들에게, 죽음이라는 닻을 다시금 생각해보길 권합니다.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할 때, 비로소 삶의 진정한 의미와 책임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이데거 vs 데카르트: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 논쟁 (상상속 대화 시리즈22)
하이데거:
“데카르트, 당신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했죠. 하지만 인간을 정의하는 건 이성이나 사고가 아니라,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필멸성’입니다. 죽음을 외면하는 삶은 진정한 삶이 아니에요.”
데카르트:
“하이데거, 나는 이성적 사고를 통해 존재를 확신합니다. 죽음은 두려움의 대상일 뿐, 인간의 본질은 ‘의심하고, 사고하는 주체’에 있죠. 죽음을 너무 의식하면 오히려 삶의 자유를 잃을 수 있습니다.”
하이데거:
“오히려 죽음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진짜 자유를 얻습니다. 시간의 유한함이 선택의 무게를 주고, 삶을 더욱 빛나게 하니까요. 죽음을 부정하는 건,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것과 같습니다.”
데카르트:
“하지만 인간의 이성은 죽음 너머를 상상하고, 의미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죽음에 집착하기보다, 사고와 탐구로 삶을 확장해야 하지 않을까요?”
하이데거:
“죽음은 집착의 대상이 아니라, 삶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드는 ‘존재의 닻’입니다. 죽음을 인정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의미와 책임을 가진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죽음을 받아들일 때, 비로소 삶이 시작됩니다.
오늘의 선택이 마지막일 수 있음을 기억하며, 순간을 진심으로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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