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노트

'단어'의 의미

by 독사가 2025. 6. 15.

 

언어는 미로? 아니면 지도? – 홉스와 데리다의 언어 대화

도입: 두 철학자의 대화 (상상 대화 시리즈44)

자크 데리다와 토머스 홉스

어느 날, 토머스 홉스와 자크 데리다가 커피숍에서 만나 언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홉스:
“데리다 선생님, 저는 언어가 사람들 사이를 이어주는 명확한 지도라고 생각해요. 단어마다 뜻이 정해져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나무’라고 하면 모두가 비슷한 모습을 떠올릴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하죠.”

 

데리다:
“흥미롭네요, 홉스 선생님. 하지만 저는 언어가 지도라기보다는 미로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나무’라는 단어 하나만 봐도, 그 안에는 수많은 의미와 이미지가 숨어 있거든요. 한 단어를 설명하려면 또 다른 단어가 필요하고, 그 단어도 또 다른 단어에 의존해요.”


본론: 언어의 미로와 지도

1. 단어는 혼자 있을 수 없다

 

홉스:
“그렇다면, ‘나무’라는 단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데리다:
“예시를 들어볼까요? ‘나무’라고 하면, 홉스 선생님은 어떤 나무를 떠올리시나요?”

 

홉스:
“음… 저는 마당에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를 생각해요. 넓은 그늘과 튼튼한 줄기가 있죠.”

 

데리다:“흥미롭네요. 저는 프랑스의 작은 공원에 있는 벚나무를 떠올렸어요. 분홍색 꽃이 피어 있고,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예요. 같은 ‘나무’라는 단어지만, 사람마다 떠오르는 이미지는 다르죠?”

 

홉스:
“그렇네요. 하지만 그래도 ‘나무’라는 단어가 있으니까, 우리가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거 아닐까요?”

 

데리다:
“맞아요. 하지만 ‘나무’를 설명하려면 ‘줄기’, ‘이파리’, ‘꽃’, ‘그늘’ 같은 다른 단어가 필요하죠. 그리고 그 단어들도 각각 설명하려면 또 다른 단어가 필요해요. 이렇게 단어들은 서로 얽혀 있어서, 한 단어의 의미를 완전히 설명하려면 끝이 없어요.”


2. 사람마다 다른 ‘나무’

데리다:
“예를 들어, 식물학자는 ‘나무’를 줄기와 뿌리, 잎의 구조로 바라봐요. 예술가는 ‘나무’를 그림으로 그릴 때 색깔과 형태에 집중하죠.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은 ‘나무’를 숲의 친구로 생각할 거예요. 모두 같은 단어를 쓰지만, 생각하는 내용이 다르죠.”

 

홉스:
“그렇다면, 단어가 명확하지 않다는 말인가요?”

 

데리다:
“네, 맞아요. 단어는 늘 조금씩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어요. ‘고양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사람은 검은 고양이를, 어떤 사람은 하얀 고양이를 떠올릴 수 있죠. 심지어 ‘고양이’라는 단어를 설명하려면 ‘동물’, ‘수염’, ‘발톱’ 같은 단어가 필요해요.”


3. 언어는 미로, 그리고 상징

데리다:
“저는 언어가 미로처럼 복잡하다고 생각해요. 모든 단어는 다른 단어와 연결되어 있고, 한 단어의 의미는 언제나 다른 단어에 의존해요. 그래서 ‘이게 정확히 무슨 뜻이야?’라고 묻는 건 미로에서 길을 찾는 것과 비슷해요.”

 

홉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단어에 뜻이 있다고 믿고, 그 뜻을 따라 대화를 하잖아요?”

 

데리다:
“맞아요. 사람들은 단어에 ‘정확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저는 이것을 ‘로고스 중심주의’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요. 우리는 대화할 때, 상대방이 내 말을 정확히 이해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각자 다른 의미를 떠올릴 수 있어요.”


4. 텍스트 바깥에는 아무것도 없다

데리다:
“저는 ‘텍스트 바깥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어요. 즉, 단어는 그 자체로만 존재하고, 그 바깥에 ‘정답’이나 ‘완벽한 뜻’은 없다는 의미예요. 예를 들어, ‘사랑’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보세요. 누구는 가족을 떠올리고, 누구는 친구를 떠올릴 수 있어요. 모두가 같은 ‘사랑’을 생각하는 건 아니죠.”

 

홉스:
“그렇다면,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데리다:
“서로 더 많이 이야기하고, 질문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언어는 완벽하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 미로 속에서 서로를 찾아갈 수 있어요.”


결론: 언어의 신비

홉스:
“데리다 선생님의 말을 듣고 보니, 언어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네요.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단어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죠.”

 

데리다:
“맞아요. 언어는 미로처럼 복잡하고, 단어는 늘 모호해요. 하지만 그 미로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바로 소통의 시작이에요.”


마무리

언어는 미로처럼 복잡하고, 단어는 늘 모호합니다.
하지만 그 미로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바로 소통의 시작입니다.


여러분도 한 번, ‘나무’나 ‘사랑’ 같은 단어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세요!
아마 모두 다른 이미지가 떠오를 거예요.
그것이 바로 언어의 신비입니다.


언어는 우리를 헷갈리게 할 때도 있지만,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도구이기도 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