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 신형철 산문 / 한겨레 출판 中에서 발췌하여 정리한 내용입니다.
인간은 단순히 생존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삶이 더 가치 있고 의미 있기를 끊임없이 바란다. 만약 이런 갈망이 없다면, 인간은 스스로를 노예로 만드는 셈이다. 인간은 의미를 잊고 살아갈 수는 있어도, 의미를 완전히 빼앗긴 채로는 살아갈 수 없다. 삶은 의미를 찾기 위한 질문을 던지는 그 순간에 비로소 시작된다. 그래서 인문학은 중요하다. 인문학은 답을 주는 학문이 아니라, 질문을 멈추지 않는 과정을 통해 삶의 본질을 탐구하게 한다.

키르케고르와 니체는 인간의 삶의 의미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키르케고르는 인간이 사회적 기대에 순응하며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외면하는 것을 비판한다. 그는 각 개인이 자신의 존재를 선택함으로써 진정한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인생의 중요한 선택 앞에서 느끼는 불안은 오히려 긍정적 동력이다. 키르케고르는 결단의 순간에만 절대적 진실이 드러난다고 말한다. 그는 인간의 삶을 심미적 단계, 윤리적 단계, 종교적 단계로 구분했다. 심미적 단계는 쾌락을 추구하는 피상적 삶이고, 윤리적 단계는 규범에 순종하는 도덕적 삶이다. 마지막으로 종교적 단계에서는 신 앞에서의 개인적 결단을 통해 초월을 경험한다.
반면, 니체는 기존 가치 체계의 붕괴를 선언하며, 삶의 의미는 인간이 스스로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신의 죽음’을 통해 기존 도덕과 가치가 무너졌음을 지적한다. 니체는 인간이 능동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창조해야 한다고 보았다. 초인은 힘에의 의지로 자신의 삶을 주도하며, 고통마저 긍정하는 태도를 갖는다. 또한, 니체는 영원회귀 사상을 통해, 매 순간의 선택이 영원히 반복된다고 상상함으로써 각자의 결정에 극단적인 책임감을 부여한다. 이는 무의미한 세계 속에서 의미를 창조하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키르케고르와 니체는 인간이 주체적으로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보인다. 그러나 키르케고르는 내면적 성찰과 신앙적 결단을, 니체는 능동적 창조와 자기 극복을 강조한다.
(철학자들의 상상속 대화 시리즈14)
두 철학자의 대화를 통해 이들의 사상을 정리할 수 있다.
키르케고르: "니체 선생, 당신의 초인은 신 없는 세계에서 어떻게 외로움을 견뎌내는가요?
나는 신 앞에서의 고독한 결단 없이는 진정한 자유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니체: "키르케고르, 신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약함의 증거입니다.
초인은 자신의 의지로 우주의 무의미를 가르고 새 황금률을 창조합니다.
고통조차 춤추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힘이죠."
키르케고르: "그러나 창조된 가치가 우연에 불과하다면?
영원회귀는 결국 허무의 반복 아닌가요?"
니체: "우연을 운명으로 바꾸는 것이 초인의 능력입니다.
당신의 '도약'이 신에게 기대는 것이라면, 나의 도약은 땅을 단단히 디디고 날아오르는 것이죠."
이처럼 두 사상가는 인간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각자의 길을 제시한다.
삶의 의미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멈추지 않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비로소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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