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소피 랩 - 조니 톰슨 지음' 의 사르트르 '타인' 챕터의 내용을 읽고 나름대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철학자들의 현실적인 대화 시리즈 29

카페 한구석, 두 명의 프랑스 철학자가 마주 앉아 있습니다. 창밖에는 파리의 소음이 흐르고, 테이블 위에는 식지 않은 커피잔 두 개가 놓여 있습니다.
사르트르: “에마뉘엘, 가끔 이런 생각이 들어. 우리가 정말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 사람들은 항상 나를 바라보고, 평가하고, 단정 짓지. 그 시선 속에서 나는 점점 내가 아닌 것 같아져.”
레비나스: “장-폴,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 타인의 시선은 때로 부담이 되지만, 그 시선이 우리에게 책임을 일깨워주기도 해. 타자가 없다면 우리는 윤리도, 성장도 없지 않을까?”
사르트르: “물론, 타인을 통해 배우는 것도 많지. 하지만 때로는 그 시선이 너무 무거워. 나조차도 나를 남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돼. 그럴 때면, 정말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말이 실감나지 않아?”
레비나스: “그렇지만, 우리가 타인을 오해하고 단정 짓듯, 그들도 우리를 다 알지 못해.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두 사람의 대화는 현실의 우리 삶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타인에게 보이고, 평가받고, 또 때로는 오해받으며 살아갑니다.
타인의 시선 속에서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며,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친구나 가족에게 “나를 몇 마디로 표현해달라”고 부탁해본 적이 있나요? 그들은 당신을 ‘착한 사람’, ‘고집 센 사람’, 혹은 ‘조용한 사람’ 등 몇 가지 단어로 요약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말이 전부는 아니죠. 때로는 듣기 거북한 말도 있고, 내가 생각하는 나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가까운 사람들조차 나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우리는 당황합니다. 더 큰 문제는, 그들의 말이 우리의 전부인 것처럼 스스로를 규정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구나’ 하고 자신을 축소시키기도 하죠.
사르트르는 이런 상황을 두고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타인의 시선 속에서 우리는 객체가 되고, 스스로를 잃는다.”
그 시선에 갇혀 우리는 자유를 잃고, 진정한 자신이 아닌, 타인이 만들어낸 모습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우리가 타인을 바라보는 방식도 다르지 않다
그러나 우리 역시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합니다. 누군가의 단점이나 실수만을 확대해서 ‘저 사람은 원래 그래’, ‘이상한 사람이야’라고 쉽게 단정짓습니다. 회사에서, 학교에서, 혹은 친구들 사이에서 누군가에 대해 뒷담화를 하며 그 사람의 좋은 점은 외면하고, 단점만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한 동료가 실수를 했을 때 ‘저 사람은 항상 덤벙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평소에 얼마나 성실하게 일하는지는 잘 떠올리지 않습니다. 이런 편향된 시선은 그 사람을 한순간에 ‘문제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이처럼 우리는 서로를 단편적으로만 바라보고, 그 복잡한 인간다움을 무시해버립니다.
“사람은 누구나 한 권의 책이다. 단 한 페이지로 그 사람을 다 안다고 착각하지 말라.”
이 격언처럼, 우리는 서로를 너무 쉽게 요약하고, 단정 짓는 경향이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타인의 시선과 말에 휘둘리다 보면, 우리는 점점 자신을 잃어갑니다. ‘난 그런 사람이 아니야!’라고 외치고 싶지만, 혹시나 더 나쁘게 보일까 두려워 속앓이만 하게 됩니다.
“남의 눈치를 보느라 내 삶을 잃지 말라.”
이 말처럼, 우리는 자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주체적으로 인생을 설계해야 합니다.
레비나스는 “타자는 나에게 윤리적 책임을 일깨운다”고 말했습니다. 타인은 나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자극합니다. 타인을 통해 우리는 배웁니다.
“타인은 나의 거울이다. 그를 통해 나는 나를 본다.”
결론: ‘타인은 지옥’이 아니라, ‘타인은 계기’가 되기를
타인의 시선이 때로는 우리를 힘들게 하지만, 그 시선에만 갇혀 있지 말아야 합니다.
나 역시 타인을 쉽게 단정짓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누구도 한마디로 정의될 수 없다. 우리 모두는 복잡하고, 변화하며, 성장하는 존재다.”
타인은 우리의 삶에 불편함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성장의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타인은 지옥’이라는 사르트르의 말이, 이제는 ‘타인은 나를 성장시키는 계기’라는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길 바랍니다.
서로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세상을 꿈꿔봅니다.
(같이 보면 좋은 글)
타자는 깨달음의 계기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 의 내용 中일부를 발췌해서 나의 생각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철학은 세계와 인간의 본성을 고찰하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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